“파트너였던 회사가 하루아침에 소송 상대방이 될 수 있을까요?” 불과 2년 전만 해도 애플 기기에 챗GPT를 탑재하기 위해 협력하던 애플과 오픈AI가 이제는 법정에서 맞붙게 되었습니다. 바로 영업비밀 소송으로요. 2026년 7월 10일(현지시간), 애플은 오픈AI와 오픈AI로 이직한 전직 임직원 2명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혐의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블록버스터급 소송’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다음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① 애플이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구체적인 혐의 내용
② 전직 직원의 영업비밀 유출이 법적으로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③ 퇴사 후 전 직장 노트북을 반납하지 않고 내부 자료에 접근하면 어떤 책임이 생기는지
④ 이 소송이 AI 하드웨어 시장 경쟁 구도에 미치는 영향
⑤ 기업이 영업비밀을 지키기 위해 갖춰야 할 법적 장치

1. 사실관계 요약 — 당사자가 직면한 위기
가. 사건의 경위
애플이 영업비밀 유출 인물로 지목한 두 사람의 혐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인물 | 전 직책 | 현 직책 | 혐의 내용 |
|---|---|---|---|
| 탕 유 탄 | 애플 아이폰·애플워치 제품 디자인 부사장 (24년 근무) | 오픈AI 최고하드웨어책임자(CHO) | 퇴사 전 공급망 정보를 개인 이메일로 유출, 오픈AI 채용 면접 참여 직원들에게 시제품 등 내부 정보 제공 지시 |
| 창 리우 | 애플 선임 시스템 전기 엔지니어 (8년 근무) | 오픈AI 재직 중 | 오픈AI 입사 후에도 애플 업무용 노트북 미반납, 애플 내부 저장소에 접근하여 미공개 제품 정보·제조 기밀 파일 유출 |
애플은 오픈AI가 자사 직원 채용과 공급업체 관계를 활용하여 애플의 기밀을 조직적으로 확보하고 활용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소송 대상에는 오픈AI가 인수한 AI 기기 스타트업 ‘io 프로덕츠’도 포함되었습니다.
나. 당사자들이 직면한 위기
애플 측의 위기는 단순한 정보 유출을 넘어 차세대 AI 하드웨어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가 침해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픈AI가 조니 아이브 전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설립한 ‘io 프로덕츠’를 인수하며 하드웨어 사업에 뛰어든 상황에서, 애플의 설계·제조 관련 기밀이 경쟁사의 기기 개발에 활용된다면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애플 생태계 전체가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오픈AI 측의 위기는 영업비밀 침해 혐의가 입증될 경우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과 함께 하드웨어 시장 진출 계획 자체가 지연되거나 좌초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픈AI는 “다른 회사의 영업비밀에 관심이 없다”며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혁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반박하였습니다.
전직 직원들의 위기는 개인으로서 영업비밀 침해의 직접 행위자로 지목되어 민사 손해배상 책임은 물론 형사 책임까지 부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핵심 쟁점 Q&A
Q1. 퇴사 전 공급망 정보를 개인 이메일로 전송한 행위는 왜 문제가 되나요?
A. 재직 중 취득한 영업비밀을 개인 이메일로 전송하는 행위는 영업비밀 침해의 가장 전형적인 유형입니다. 탕 유 탄이 애플 퇴사 전 공급망 정보를 개인 이메일로 전송한 행위는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됩니다.
첫째, 재직 중 영업비밀을 무단으로 반출하는 행위 자체가 영업비밀 침해를 구성합니다. 미국의 경우 연방 영업비밀보호법(Defend Trade Secrets Act, DTSA)과 각 주의 통일영업비밀법(Uniform Trade Secrets Act, UTSA)이 이를 규율합니다. 한국에서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 동일한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둘째, 개인 이메일로의 전송은 ‘비밀관리성’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기업이 아무리 철저하게 영업비밀을 관리하더라도 내부 직원이 개인 이메일로 정보를 유출하면 그 보호 체계가 무너집니다. 특히 탕 유 탄은 오픈AI 채용 면접에 참여한 애플 직원들에게 시제품 등 내부 정보를 보여달라고 지시하였다는 혐의도 받고 있어, 조직적인 정보 수집 행위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Q2. 퇴사 후 전 직장 노트북을 반납하지 않고 내부 저장소에 접근하면 어떤 책임이 생기나요?
A. 이 부분이 창 리우에게 적용된 핵심 혐의입니다. 창 리우는 2026년 1월 오픈AI에 입사한 이후에도 애플 업무용 노트북을 반납하지 않은 채 애플 내부 저장소에 접근하여 미공개 제품 정보와 제조 기밀 파일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행위는 세 가지 측면에서 법적 문제를 일으킵니다.
첫째, 퇴사 후 전 직장의 전산 시스템에 무단으로 접근하는 행위는 컴퓨터 사기 및 남용 방지법(Computer Fraud and Abuse Act, CFAA) 위반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의 정보통신망 침입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둘째, 퇴사 후에도 전 직장의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는 행위는 영업비밀 침해를 구성합니다. 퇴사 시 영업비밀을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경쟁업체에서 활용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독립적인 침해 행위가 됩니다.
셋째, 노트북 미반납은 재물 관련 법적 책임도 수반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기업들이 퇴직 시 장비 반납 확인서와 영업비밀 반환·폐기 확인서를 받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Q3. 오픈AI라는 회사 자체도 책임을 지나요? 개인 직원의 행위인데 회사가 왜 피고가 되나요?
A. 회사가 직원의 영업비밀 침해 행위로부터 이익을 얻었거나 그 행위를 알면서 묵인·조장하였다면 회사도 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이를 법적으로는 ‘부정취득(misappropriation)’의 수익자 책임 또는 사용자책임 이론으로 설명합니다.
애플의 주장 핵심은 오픈AI가 단순히 직원을 채용한 것이 아니라, 직원 채용과 공급업체 관계를 ‘활용하여’ 기밀을 ‘조직적으로’ 확보하였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 주장이 입증된다면 오픈AI는 영업비밀 침해의 직접 행위자 또는 공모자로서 책임을 부담하게 됩니다.
또한 소송 대상에 오픈AI가 인수한 ‘io 프로덕츠’가 포함된 것은, 유출된 기밀이 이 회사의 AI 하드웨어 개발에 실제로 활용되었다는 의혹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 인수를 통해 영업비밀 침해의 결과물을 취득한 경우에도 인수 회사가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는 법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Q4. 이 소송이 AI 하드웨어 시장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A. 업계 분석가들은 이 소송이 단순한 법적 분쟁을 넘어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합니다. 파올로 페스카토레 PP포사이트 분석가는 “의혹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이번 소송은 오픈AI의 하드웨어 시장 진출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분석하였습니다.
실제로 소송이 제기되면 피소된 기업은 소송 대응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여야 하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며, 핵심 인력 채용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애플 입장에서는 설령 소송에서 완전히 승소하지 못하더라도 오픈AI의 하드웨어 사업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이 소송은 AI 소프트웨어 기업이 하드웨어 영역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기존 하드웨어 강자와 충돌하는 구조적 갈등의 첫 번째 대형 사례입니다. 앞으로 유사한 분쟁이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5. 기업은 이러한 영업비밀 유출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요?
A. 이 사건은 기업의 영업비밀 보호 체계에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① 퇴직 절차의 강화 — 퇴직 시 업무용 기기 즉시 반납, 내부 시스템 접근 권한 즉시 차단, 영업비밀 반환·폐기 확인서 징구가 필수적입니다. 창 리우 사건은 이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보여줍니다.
② 비밀유지계약(NDA)과 경업금지약정 — 핵심 인력과의 비밀유지계약 체결과 함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경업금지약정은 지나치게 광범위하면 법원에서 효력이 부정될 수 있으므로 기간·지역·업무 범위를 합리적으로 설정하여야 합니다.
③ 기술적 보호조치 — 내부 저장소에 대한 접근 로그 관리, 대용량 파일 외부 전송 모니터링, 개인 이메일로의 업무 자료 전송 차단 등 기술적 보호조치를 갖추어야 합니다.
④ 정기적인 영업비밀 감사 — 어떤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그 목록을 관리하며, 접근 권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그렇다면 이 소송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오픈AI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핵심은 유출된 정보가 실제로 영업비밀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 정보가 경쟁사의 제품 개발에 실제로 활용되었는지를 입증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소송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AI 시대에 인재 이동은 단순한 커리어 선택이 아니라 기업 간 기술 패권 경쟁의 최전선이 되었습니다. 핵심 인력이 경쟁사로 이직할 때 무엇을 가져가고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 기업은 어떻게 자신의 기술 자산을 지켜야 하는지 — 이 사건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법정에서 찾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