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UNG MIN. ← Blog

미용실 상호를 ‘헤어다잇소’ 사용 벌금-‘다이소’와 업종이 달라도 저명상표 희석행위가 성립?

헤어다잇소-저명상표 희석행위

Q. 미용실 상호를 ‘헤어다잇소’로 사용하였습니다. 다이소는 생활용품점이고 저는 미용실이라 업종이 전혀 다른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나요? – 저명상표 희석행위 분쟁
A. 네,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헤어다잇소’가 저명상표인 ‘다이소’와 유사하고, 업종이 달라도 저명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4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다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다)목의 저명상표 희석행위가 어떤 요건으로 성립하는지, 업종이 달라도 처벌받을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헤어’라는 업종 표시와 가위 로고를 추가하였음에도 유사성이 인정된 이유가 무엇인지 — 실제 판결을 바탕으로 명확하게 설명해 드립니다.

헤어다잇소-저명상표 희석행위
헤어다잇소-저명상표 희석행위

1. 사실관계 요약

피고인은 서울 광진구에서 ‘헤어다잇소’라는 상호로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2015년 7월 1일부터 2018년 2월 중순까지 건물 외벽 간판 등에 ‘헤어다잇소’라고 표시하였습니다. 피고인이 사용한 디자인은 생활용품 유통업체인 주식회사 다이소아성산업의 저명상표 ‘다이소’의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한 것에 ‘ㅅ’만 추가한 것이었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저명상표인 ‘다이소’와 유사한 표지를 사용하여 피해자의 표지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기소하였습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4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18. 10. 16. 선고 2018고정903 판결).

2. 핵심 쟁점

가. 부정경쟁방지법 (다)목의 저명상표 희석행위란 무엇인가요?

Q. 부정경쟁방지법에는 여러 유형의 부정경쟁행위가 있는데,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다)목은 어떤 행위를 규율하나요?

A.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다)목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상표 등의 표지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그 표지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흔히 ‘저명상표 희석행위’라고 합니다.

(다)목은 (가)목의 상품주체 혼동행위, (나)목의 영업주체 혼동행위와 달리 수요자의 혼동 가능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저명상표는 이미 수요자들에게 강하게 인식되어 있으므로, 혼동이 없더라도 그 표지의 독특한 식별력이나 명성이 희석·손상되는 것 자체를 막으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도 (다)목에서 말하는 부정경쟁행위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표의 업종과의 유사성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하였습니다.

다이소-헤어다잇소-저명상표 희석행위
다이소-헤어다잇소-저명상표 희석행위

나. 업종이 달라도 저명상표 희석행위가 성립하나요?

Q. 다이소는 생활용품점이고 피고인은 미용실을 운영하였습니다. 업종이 전혀 다른데도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하나요?

A. 네, 성립합니다. (다)목의 저명상표 희석행위는 업종의 동일·유사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저명상표의 식별력이나 명성이 손상되는 것 자체가 보호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가)목과 (나)목은 동일·유사한 상품이나 영업에 사용하여 혼동을 일으키는 행위를 규율하므로 업종의 유사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그러나 (다)목은 저명상표의 식별력 희석(dilution)과 명성 손상(tarnishment)을 막기 위한 규정으로, 업종이 달라도 저명상표와 유사한 표지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이소가 생활용품 분야에서 저명상표로 인정되는 이상, 미용실이라는 전혀 다른 업종에서 유사한 표지를 사용하는 것도 다이소의 식별력과 명성을 손상시키는 행위가 됩니다.

다. ‘헤어다잇소’가 ‘다이소’와 유사하다고 인정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Q. 피고인은 ‘헤어’라는 업종 표시와 가위 모양 로고를 추가하였고, ‘다잇소’와 ‘다이소’는 표기가 다릅니다. 그런데도 유사성이 인정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법원은 가위 모양 로고는 상호 또는 표지로 볼 수 없고, ‘헤어’는 업종을 표시하는 것에 불과하며, ‘다잇소’와 ‘다이소’는 대부분이 일치하고 실제 디자인도 다이소의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한 것에 ‘ㅅ’만 추가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의 주장법원의 판단
가위 모양 로고가 있어 다이소와 다르다가위 모양 로고는 상호 또는 표지로 볼 수 없음
‘헤어’라는 부분이 추가되어 있다‘헤어’는 업종을 표시하는 것에 불과함
‘다잇소’와 ‘다이소’는 표기가 다르다대부분이 일치하고, 실제 디자인은 다이소 디자인에 ‘ㅅ’만 추가한 것
손상의 고의가 없었다디자인 유사성에 비추어 손상행위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

저명상표의 유사 여부는 상표의 외관·호칭·관념을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의 입장에서 전체적·객관적·이격적으로 관찰하여 판단합니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20044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핵심적인 식별 부분인 ‘다잇소’/’다이소’가 대부분 일치하고 디자인까지 모방하였으므로, 업종 표시에 불과한 ‘헤어’나 장식적 요소인 가위 로고의 추가만으로는 유사성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라. 손상의 고의는 어떻게 인정되었나요?

Q. 피고인은 손상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였는데, 법원은 어떻게 고의를 인정하였나요?

A. 법원은 피고인이 다이소의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하여 ‘ㅅ’만 추가한 디자인을 사용하였다는 사실 자체에서 손상행위의 고의를 추인하였습니다.

고의는 행위자의 내심의 의사이므로 직접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다이소의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하였다는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를 근거로, 피고인이 다이소의 표지와 유사한 것을 사용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이소는 국내에서 매우 널리 알려진 저명상표이므로, 그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하면서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3. 당사자가 당면한 위기와 문제점

피고인 입장에서 이 사건의 핵심 위기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업종이 다르면 괜찮다는 잘못된 인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업종이 다르면 타인의 상표를 유사하게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목의 저명상표 희석행위는 업종의 동일·유사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업종이 달라도 저명상표와 유사한 표지를 사용하면 부정경쟁행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둘째, 디자인까지 모방한 것이 결정적인 불리한 사정으로 작용하였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발음이 유사한 상호를 사용한 것을 넘어, 다이소의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하여 ‘ㅅ’만 추가한 것은 고의를 인정하는 강력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기업 영업비밀 김정민 변호사 프로필
기업 영업비밀 김정민 변호사 프로필

4.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려 했나요?

피고인은 ① 상호가 다이소와 유사하지 않고, ② 손상의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두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동종 범죄 전력이 없고, 재판 전에 간판을 모두 철거하여 더 이상의 손상행위를 하지 않고 있으며, 영업 규모로 볼 때 손상행위의 정도가 크지 않다는 점이 양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하여 벌금 40만 원이라는 비교적 낮은 형이 선고되었습니다.

5. 이 판결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이 판결은 상호나 간판을 정할 때 저명상표와의 유사성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첫째, 저명상표 희석행위는 업종이 달라도 성립합니다. 부정경쟁방지법 (다)목은 업종의 동일·유사성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전혀 다른 업종에서 저명상표와 유사한 표지를 사용하는 것도 부정경쟁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업종 표시나 장식적 요소의 추가만으로는 유사성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헤어’라는 업종 표시나 가위 모양 로고의 추가는 핵심 식별 부분인 ‘다잇소’/’다이소’의 유사성을 극복하지 못하였습니다. 저명상표와 유사한 핵심 부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부가적인 요소만 추가하는 방식은 유사성 판단에서 효과가 없습니다.

셋째, 디자인까지 모방하면 고의 인정이 사실상 불가피합니다. 저명상표의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한 경우,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Q. 그렇다면 상호나 간판을 정할 때 저명상표 침해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상호나 간판을 정하기 전에 특허청 상표검색 시스템(키프리스)을 통해 유사한 등록상표가 있는지 확인하고, 저명상표와 발음·외관·디자인이 유사한 표지는 업종이 달라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디자인까지 모방하는 것은 고의를 인정받는 결정적인 근거가 되므로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이미 유사한 상호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 사건처럼 간판을 자진 철거하는 것이 형사처벌의 양형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