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UNG MIN. ← Blog

잠수함 기술 수출로 안보 문제?-전략기술 수출허가 영업비밀 침해 쟁점

잠수함 기술 수출과 안보문제-전략기술 수출허가 영업비밀 쟁점

“경쟁사로부터 넘겨받은 도면을 검토·보완만 했을 뿐인데도 전략기술 수출로 처벌받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회사가 보유한 설계 문서를 무단으로 개인 노트북에 다운로드한 것만으로도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요?” 수출허가 영업비밀 분쟁
대만에 잠수함 어뢰 발사관 및 저장고 설계 도면을 수출하고 관련 영업비밀을 무단으로 반출·사용한 피고인들에 대하여 전원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국가 안보에 미친 실질적 영향과 여러 유리한 정상을 고려하여 형을 일부 감형하였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6. 8. 28. 선고 2026노43 판결). 전략기술 수출허가 법리와 영업비밀·영업상 주요 자산 법리가 하나의 사건에서 어떻게 교차하였는지, 지금부터 핵심 쟁점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시면 다음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① 대외무역법상 ‘전략기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수출 대상을 어떻게 특정해야 하는지
② ‘일반에 공개된 기술’이라는 수출허가 면제 사유가 왜 쉽게 인정되지 않는지
③ ‘외국인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의 재이전’이라는 면제 사유가 이 사건에서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④ 회사가 보유한 SOW·계통도 등 기술문서가 영업비밀 및 영업상 주요한 자산으로 동시에 인정될 수 있는 이유
⑤ 국가 안보와 관련된 중대한 범행임에도 법원이 감형에 이른 구체적 양형 사유

잠수함 기술 수출과 안보문제-전략기술 수출허가 영업비밀 쟁점
잠수함 기술 수출과 안보문제-전략기술 수출허가 영업비밀 쟁점

1. 사실관계 요약 — 당사자가 직면한 위기

가. 사건의 경위

피고인 A와 피고인 B(법인)는 방위사업청장의 허가 없이 대만에 잠수함 어뢰 발사관 및 저장고 설계 도면을 수출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들은 K로부터 제공받은 역설계 결과물을 검토·검증·보완하는 수준에서 도면 작업을 하였을 뿐 새로운 기술을 수출한 것이 아니라거나, 설령 수출 대상이 전략기술에 해당하더라도 ‘일반에 공개된 기술’ 또는 ‘외국인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의 재이전’에 해당하여 수출허가가 면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한편 피고인 D 등(R, E, F, G)과 피고인 B는 피해회사인 M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SOW(Statement of Work) 및 계통도를 무단으로 반출하여 대만 수출 계약과 설계 작업에 사용한 혐의로도 함께 기소되었습니다. 특히 피고인 F는 위 계통도를 개인 노트북에 다운로드받아 취득함으로써 업무상배임 혐의도 받았습니다. 피고인들은 위 자료들이 비공지성이나 경제적 유용성을 갖추지 못하여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투었습니다.

나. 당사자들이 직면한 위기

구분내용
피고인 A, B의 위기전략기술 무허가 수출이라는 국가 안보 관련 중대범죄로 기소되어, 수출 대상의 성격과 수출허가 면제 사유 해당 여부에 따라 유·무죄가 갈리는 상황
피고인 D 등, B의 위기영업비밀 침해 및 업무상배임으로 함께 기소되어, 반출한 자료의 영업비밀·영업상 주요 자산 해당 여부와 무단 취득·사용 사실이 함께 다투어지는 상황
피고인 B(법인)의 위기양벌규정에 따른 처벌과 함께 거액의 추징금이 선고되어 경영상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상황
핵심 쟁점수출 대상을 역설계 결과물의 보완기술로 한정할 수 있는지, 수출허가 면제 사유가 인정되는지, SOW·계통도가 영업비밀 및 영업상 주요 자산에 해당하는지

2. 핵심 쟁점 Q&A

Q1. 역설계 결과물을 검토·검증·보완한 것에 불과하다면 전략기술 수출이 아니라고 볼 수 있나요?

A.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어뢰 발사관 및 저장고 제작을 위해 유기적·불가분적으로 결합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정보로서의 수출도면은 그 전체로서 어뢰 발사관 및 저장고 제작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중 어느 한 부분을 따로 떼어내어 전략물자 여부를 판단할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6. 8. 28. 선고 2026노43 판결). 즉 수출의 대상을 ‘역설계 결과물의 검토·검증·보완 기술’로 축소하여 특정할 수는 없고, 이 사건 수출기술 전체를 수출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법원은 나아가 원심이 피고인이 단순히 기존 도면을 확인·정리하는 수준을 넘어 실질적으로 설계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본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아, 결국 수출 대상은 역설계 결과물의 검토·검증·보완 기술이 아니라 이 사건 수출기술 그 자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Q2. 그렇다면 이 사건 수출기술은 대외무역법상 ‘전략기술’에 해당하나요?

A. 그렇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수출의 대상인 수출기술이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별표 3] 군용물자목록 ML4에서 규정한 어뢰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므로, 위 [별표 3] 군용물자목록 ML22가 규정하고 있는 어뢰 및 관련 장비의 개발·생산·운용·설치·유지·수리·계획예방정비 또는 재정비에 필요한 기술, 즉 전략기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6. 8. 28. 선고 2026노43 판결).

잠수함 기술 수출허가 영업비밀 분쟁 쟁점
잠수함 기술 수출허가 영업비밀 분쟁 쟁점

Q3. 전략기술이라 하더라도 ‘일반에 공개된 기술’이라면 수출허가가 면제될 수 있지 않나요?

A.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구 대외무역법 시행령 제32조의2 및 전략물자수출입고시 제4조 제1항 제1호는 “이미 일반에 공개된 기술 또는 일반에 공개되는 것을 목적으로 이전되는 기술”을 수출허가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수출허가 예외 대상으로서의 ‘일반기술’이란 기술을 수출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수입하는 사람을 비롯하여 누구나 접근 가능한 기술로서 특별한 경험이나 노하우 없이도 쉽게 적용될 수 있는 경우로 한정된다고 엄격하게 해석하였고, 그 이유로 재래식 무기가 무분별하게 유통되지 않도록 엄격한 수출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대외무역법의 취지를 들었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6. 8. 28. 선고 2026노43 판결). 결국 이 사건 수출기술은 이러한 엄격한 의미의 ‘일반에 공개된 기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Q4. ‘외국인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재이전하는 경우’라는 면제 사유는 왜 인정되지 않았나요?

A. 전략물자수출입고시 제26조 제3항 제5호는 “외국인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당초 이전한 자에게 재이전하는 경우”를 수출허가 면제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 수출기술이 피고인 측이 K로부터 이전받은 역설계 결과물을 그대로 대만 측에 재이전하거나 성능·특성·기능을 향상시키지 않는 수준에서 수정하여 재이전한 경우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다고 보면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새로운 설계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평가한 이상 이러한 면제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6. 8. 28. 선고 2026노43 판결). 아울러 법원은 설령 면제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더라도, 구 대외무역법 시행령 제35조에 따라 수출 후 7일 이내에 방위사업청장에게 수출거래 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함에도 이를 제출하지 않은 점, 피고인 A가 과거 대외무역법위반 혐의로 조사받은 이력이 있어 전략물자 수출에 수출허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 수밖에 없었던 점 등을 들어 고의성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Q5. SOW와 계통도는 영업비밀의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볼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경제적 유용성), 비밀로 관리된(비밀관리성)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합니다(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2호). 이때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는 것은 그 정보의 보유자가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피고인 R 측의 주장에 따라 계통도를 개별도면별로 나누어 비공지성·경제적 유용성을 판단하더라도 여전히 이를 부정하기 어렵다고 보았고, 어떠한 정보가 이러한 요건을 갖추었다면 그 정보가 바로 영업활동에 이용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된 단계에 이르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경제적 유용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6. 8. 28. 선고 2026노43 판결). 결국 SOW와 계통도는 비밀관리성,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이 모두 인정되는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Q6. 계통도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면 이를 다운로드받아 취득한 행위는 별도로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하나요?

A.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회사 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그 반출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4. 4. 12. 선고 2022도16851 판결,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나아가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노력·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 자료의 반출행위 역시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계통도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이상 당연히 영업용 주요 자산에도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개인 노트북에 다운로드받아 취득한 피고인 F의 행위가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6. 8. 28. 선고 2026노43 판결).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는 통상 영업상 주요한 자산의 요건, 즉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고 상당한 시간·노력·비용을 들여 취득한 자료라는 요건도 함께 충족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보여주는 판단입니다.

Q7. 검사가 다툰 추징 관련 항소이유는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나요?

A. 검사는 피고인 A 개인이 아닌 피고인 B(법인)를 상대로 추징한 부분과, R에 대해서는 추징을 명하지 않은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며 항소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부분에 대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범죄로 인한 이익의 실제 귀속 주체를 기준으로 추징 대상을 판단해야 한다는 원심의 사실인정 및 법리 적용이 타당하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Q8. 국가 안보와 관련된 중대범죄임에도 법원은 왜 형을 감형하였나요?

A. 법원은 범행의 중대성, 즉 국가 안보 및 외교적 부담이라는 불리한 정상을 인정하면서도 여러 유리한 정상을 함께 고려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형을 일부 감형하였습니다. 그 근거로는 전략기술이 수출되기는 하였으나 K로부터 제공받은 역설계 결과물을 바탕으로 설계하였던 것은 사실로 보인다는 점, 우리나라 잠수함 어뢰 발사관 및 저장고에 관한 핵심기술 또는 주요기술이 유출되었음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 이 사건 계약의 이행이 중단됨에 따라 어뢰 발사관 및 저장고 자체가 실제로 수출되는 결과에는 이르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또한 당심 전문심리위원의 의견 회신 등에 비추어 SOW와 계통도의 영업비밀로서의 가치 정도나 그 유출이 국가 산업의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질 정도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 피고인 B에 대한 거액의 추징금 선고로 경영상 위기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일부 피고인들이 장기간 미결구금되어 자숙의 시간을 가진 점 및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 범죄전력 등도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Q9. 피고인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려 하였고, 그 결과는 어떠하였나요?

A. 피고인들은 크게 세 갈래로 방어논리를 구성하였습니다. 먼저 대외무역법위반 부분에서는 수출 대상을 역설계 결과물의 보완기술로 축소 특정하는 전략과, 설령 전략기술에 해당하더라도 일반공개기술 또는 재이전 면제사유에 해당한다는 전략을 병행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영업비밀 침해 부분에서는 SOW·계통도의 비공지성과 경제적 유용성을 개별도면 단위로 쪼개어 다투는 방식을 택하였고, 검사 측도 별도로 추징 범위에 대한 불복을 시도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수출 대상의 특정 문제에서 전체로서의 유기적 결합성을 강조하여 축소 특정 시도를 배척하였고, 면제사유들도 실질적 설계 업무 수행이라는 사실인정에 기초하여 모두 부정하였습니다. 영업비밀 요건 역시 개별도면 단위로 판단하더라도 여전히 인정된다고 보아 다툼이 성공하지 못하였고, 검사의 추징 관련 주장도 배척되었습니다. 결국 실체적 유·무죄 판단에서는 피고인들의 방어가 성공하지 못하였으나, 양형 단계에서 국가 안보에 미친 실질적 영향의 정도와 여러 유리한 정상이 반영되어 감형이라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에는 성공하였습니다.

기업 영업비밀 김정민 변호사
기업 영업비밀 김정민 변호사

마치며

“그렇다면 방산 기술이나 전략물자를 다루는 기업과 그 임직원은 무엇을 유의해야 할까요?” 이 판결은 분명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수출 대상 기술이 전략기술에 해당하는지는 개별 구성요소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결합된 전체로서 판단되며, ‘일반에 공개된 기술’이라는 면제사유는 수출자와 수입자를 포함한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특별한 경험이나 노하우 없이 적용될 수 있는 경우로 매우 엄격하게 해석됩니다. 또한 회사가 관리하는 SOW나 계통도와 같은 기술문서는 영업비밀의 요건을 충족하는 이상 별도의 판단 없이도 영업상 주요한 자산으로도 인정되어, 이를 무단으로 다운로드하여 취득하는 행위만으로도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전략물자 수출 및 영업비밀 관리에 있어서는 역설계 결과물의 단순 보완이라는 주장이나 개별 도면 단위의 비밀성 부정 주장이 법원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을 이 판결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